1. № 002

    약은 잘못 도착하지 않았다 — 피부의 시간표

    나는 시술 결과를 묻는 환자에게 종종 이렇게 말한다. "약속한 그날까지는,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."

    오늘도 한 분이 의자에 앉자마자 달력을 펼쳤다. 손끝으로 한 날짜를 톡톡 짚으며 묻는다. "선생님, 이날까지는 가라앉겠죠?" 나는 달력을 함께 들여다보다가, 그 손끝을 조금 뒤로 옮겨드렸다.

    피부에는 피부의 시간표가 있다. 내가 무엇을 해도 당겨지지 않는 곡선이 있고, 그 곡선의 끝은 사람마다 다른 자리에 떨어진다. 어떤 분에게는 이 주, 어떤 분에게는 한 달. 나는 그 도착 지점을 어림할 수 있을 뿐, 약속할 수는 없다.

    그래서 나는 요즘, 일정보다 먼저 와 주십사 부탁드린다. 내가 줄일 수 있는 건 거리지, 시간이 아니라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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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2. № 001

    써마지를 원했지만 울쎄라를 권한 이유

    피부과에서 가장 자주 하는 일은, 환자가 원하는 시술을 안 권하는 일이다.

    오늘 오신 분도 써마지로 결정하고 오셨다. 다 알아보고 왔다고 하셨다. 알아봤다는 말에 손이 잠깐 멈췄다. 다 알아본 분들이 가장 자주 놓치는 것 — 얼굴이 처지는 원인이 한 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.

    표피, 진피, SMAS, 근막. 위에서 아래로 네 층이 동시에, 그러나 다른 속도로 무너진다. 처짐을 손끝으로 짚어보면 어느 깊이에서 풀렸는지가 느껴진다. 이 분의 저항은 가장 깊은 곳에서 멈췄다. 써마지가 닿지 못하는 자리였다.

    울쎄라로 바꿔드렸다. 검색창 너머에서 분주했을 그분의 며칠이, 진료가 끝난 저녁에 한 번 떠올랐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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